“LDL 130 미만은 정상”…한국인 470만 명 데이터는 달랐다

아침 식탁에서 커피를 들고 스마트폰으로 건강 정보를 확인하는 모습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들고 LDL 콜레스테롤 항목을 봅니다. ‘정상’이라고 적혀 있으면 대부분 거기서 넘어갑니다. “130 미만이니까 괜찮네”라고 안심하는 분도 많습니다. 그런데 그 ‘정상’의 기준이 정말 나에게도 맞는 걸까요? 한국인 약 470만 명을 추적한 최신 연구는, 우리가 안심하던 수치에서 이미 위험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한국인 470만 명을 6년간 따라갔다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대규모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대상은 40~69세 한국인 약 470만 명(정확히 4,668,406명)이고, 심혈관 질환을 앓은 적이 없는 사람들만 포함했습니다.

이들을 중앙값 약 6년간 추적하면서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 심혈관 사망이 얼마나 발생했는지 살폈습니다. 추적 기간 동안 총 67,935건의 심혈관 이벤트가 기록되었는데, 심근경색 약 23,000건, 허혈성 뇌졸중 약 44,000건, 심혈관 사망 약 2,900건이었습니다.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 중에서 이 정도 규모는 흔치 않습니다.

100부터 올라가는 위험 신호

연구팀은 LDL 수치를 70 미만, 70~99, 100~129, 130~159, 160~189, 190 이상의 여섯 구간으로 나누고, 가장 위험이 낮았던 70~99 구간을 기준으로 각 구간의 위험도를 비교했습니다.

당뇨가 없는 사람들의 결과부터 보겠습니다. LDL이 100~129인 구간에서 심혈관 위험이 8% 높았고, 130~159에서는 25%, 160~189에서는 44%, 190 이상에서는 89%까지 올라갔습니다. 나이, 혈압, 흡연, 운동 습관 같은 다른 변수를 모두 보정한 뒤에도 이 경향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100~129 구간입니다. 현행 한국 가이드라인에서 저위험군(주요 위험인자 1개 이하)의 LDL 목표치는 160 미만이고, 중등위험군(위험인자 2개 이상)도 130 미만입니다. 이 기준대로라면 LDL 120인 사람은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바로 그 구간에서 이미 위험이 의미 있게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당뇨가 있다면

같은 분석을 당뇨가 있는 사람들에게도 적용했습니다. 결과는 비슷한 패턴이었습니다. LDL 100~129 구간에서 위험이 8% 높았고, 130~159에서 20%, 160~189에서 50%, 190 이상에서 77% 증가했습니다. 당뇨 유무에 관계없이 100 이상부터 위험이 올라간다는 점은 동일했습니다.

스타틴을 먹고 있다면

흥미로운 건 스타틴(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을 복용하는 경우입니다. 당뇨가 없으면서 스타틴을 먹고 있는 사람은 LDL 130 이상부터 위험이 유의미하게 올라갔습니다. 100~129 구간에서는 위험 증가가 뚜렷하지 않았는데, 연구팀은 스타틴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 외에도 혈관 염증을 줄이는 등의 부가적인 보호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반면 당뇨가 있으면서 스타틴을 먹는 사람은 여전히 LDL 100 이상부터 위험이 올라갔습니다. 같은 약을 먹어도 당뇨의 유무에 따라 관리 기준이 달라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가이드라인과 데이터 사이의 간극

현재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권고하는 LDL 목표치와 이번 연구 결과를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한눈에 보입니다.

구분현행 가이드라인 목표이번 연구에서 위험 증가 시작 구간
저위험군 (위험인자 1개 이하)160 미만100 이상
중등위험군 (위험인자 2개 이상)130 미만100 이상
당뇨 (유병 10년 미만, 위험인자 없음)100 미만100 이상
당뇨 (유병 10년 이상 또는 위험인자 동반)70 미만100 이상

참고로 유럽의 심장·동맥경화 전문 학회는 저위험군에게도 LDL 116 미만을 권고하고 있어, 한국 가이드라인(160 미만)과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이번 한국인 데이터는 유럽 기준보다도 더 엄격한 100 미만을 제시한 셈입니다.

이 연구를 읽을 때 주의할 점

다만 이 연구 하나가 곧바로 가이드라인을 바꾸는 것은 아닙니다. 가이드라인은 여러 연구와 임상 근거를 종합해서 만들어지고, 이 연구는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LDL을 100 미만으로 낮추면 심혈관 질환이 줄어든다”는 인과 관계를 증명한 것이 아닙니다.

또한 LDL 수치가 계산식으로 추정된 값이라는 점, 추적 기간 중 약물 변경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한계로 남습니다. 연구팀도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전향적 무작위 연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다음 검진 때 의사에게 물어볼 것

그렇다면 이 연구 결과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무조건 약을 먹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음 건강검진 때 결과지를 들고 담당 의사에게 이렇게 물어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제 LDL이 120인데, 100 미만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을까요?” “저는 당뇨 전단계인데, LDL 목표치가 달라지나요?” “스타틴을 먹고 있는데, 지금 수치면 충분한 건가요?”

검진표에 ‘정상’이라고 적혀 있어도, 그 기준이 나의 나이, 기저 질환, 복용 약물까지 고려한 것은 아닙니다. 470만 명의 데이터가 말해주는 건 결국 하나입니다. ‘보편적 정상’보다 ‘나에게 맞는 적정 수치’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다만 개인마다 건강 상태가 다르니, LDL 목표치 조정이나 약물 변경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3개)
  1. Heo JH, Go T, Kang DR. The Relationship Between Low-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Levels and Cardiovascular Risk in Koreans With and Without DiabetesJournal of Lipid and Atherosclerosis. 2025;14:e23.
  2.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상지질혈증 진료지침 제5판. 2022.
  3. Mach F, Baigent C, Catapano AL, et al. 2019 ESC/EAS Guidelines for the management of dyslipidaemias: lipid modification to reduce cardiovascular riskEuropean Heart Journal. 2020;41:111-188. doi:10.1093/eurheartj/ehz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