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보카도가 수면에 좋다는 연구, 진짜일까?

아보카도가 심장에 좋다는 건 이제 꽤 많이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 나온 대규모 연구 하나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던졌습니다. 매일 아보카도 한 개를 먹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잠을 약 30분 더 잤다는 겁니다. 과일 하나로 수면이 달라진다니, 정말일까요?

저녁 침실 무드등 아래 나무 탁자 위에 놓인 아보카도 반쪽과 물 한 잔

969명이 참여한 대규모 실험

이 연구는 미국 Penn State 대학교와 국립보건원(NIH)이 주도한 ‘HAT(Habitual Diet and Avocado Trial)’라는 임상시험의 부수 분석 결과입니다. 2025년 《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발표되었고, 원래 목적은 아보카도가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미국 4개 대학 병원에서 복부비만이 있는 성인 969명을 모집해, 절반은 하루에 아보카도 1개를 먹도록 하고, 나머지 절반은 한 달에 2개 이하만 먹도록 했습니다. 6개월 동안 그 외의 식단이나 생활 습관은 바꾸지 않았습니다.

결과는 꽤 흥미로웠습니다. 매일 아보카도를 먹은 그룹은 미국심장협회(AHA)의 ‘라이프 에센셜 8’ 평가 기준에서 수면 건강 점수가 3.20포인트 상승했고, 자가 보고 수면 시간이 평균 약 30분 늘었습니다. 심장 건강을 보려고 시작한 연구에서 수면이라는 ‘보너스’가 나온 셈이죠.

아보카도 속 ‘수면 3총사’

왜 아보카도가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연구진과 수면 전문의들은 아보카도에 들어 있는 세 가지 영양소에 주목합니다.

첫 번째는 트립토판입니다. 아보카도 1개에는 약 50mg의 트립토판이 들어 있습니다. 트립토판은 우리 몸에서 세로토닌으로, 다시 멜라토닌으로 변환되는 아미노산입니다. 멜라토닌은 흔히 ‘수면 호르몬’이라 불리죠. 쉽게 말해, 트립토판은 잠을 부르는 호르몬의 ‘원재료’인 셈입니다.

두 번째는 마그네슘입니다. 아보카도 1개에 약 58mg이 들어 있으며, 이는 하루 권장량의 약 14%에 해당합니다. 마그네슘은 근육과 신경을 이완시키고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낮추는 데 관여합니다. 밤에 몸이 긴장을 풀지 못하면 잠들기 어려운데, 마그네슘이 바로 이 과정을 도와줍니다.

세 번째는 엽산(폴레이트)입니다. 아보카도 1개에 약 163mcg으로 하루 권장량의 41%나 됩니다. 엽산은 멜라토닌 합성에 관여하는 것은 물론, 기분을 조절하는 세로토닌과 도파민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도 합니다. 불안이 줄어들면 잠이 더 잘 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죠.

이 세 영양소가 개별적으로 수면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번 HAT 연구는 이것들이 ‘아보카도’라는 하나의 식품 안에서 함께 작용할 때의 효과를 실제 임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자기 전에 먹으면 효과가 더 좋을까?

“그러면 잠자리에 들기 전에 먹어야 하나요?”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연구에서는 섭취 시간을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참가자들은 하루 중 자유롭게 아보카도를 먹었고, 그래도 수면 개선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다만 Verywell Health에서 인용한 수면 전문의 John Saito 박사는 “건강한 지방, 복합 탄수화물, 단백질이 균형 잡힌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면 생체 리듬 자체가 안정된다”고 설명합니다. 굳이 잠자기 직전이 아니더라도, 저녁 식사에 아보카도 반 개를 곁들이는 정도면 충분하다는 뜻이죠.

적정량도 중요합니다. Cleveland Clinic의 영양사 Julia Zumpano는 아보카도의 권장 1회 섭취량을 중간 크기의 약 1/3 (약 50g, 75kcal)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아보카도 1개 통째로 먹으면 약 320kcal이므로, 체중 관리 중이라면 반 개 정도가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통곡물 토스트에 으깬 아보카도를 올리거나, 저녁 샐러드에 슬라이스로 넣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식단에 녹여 보세요.

이 연구,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솔직하게 짚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먼저, 이 연구의 원래 목적은 심혈관 건강이었고, 수면은 부수적으로 발견된 결과입니다. 연구의 첫 번째 저자인 Penn State의 Janhavi Damani 박사도 “수면 개선은 고무적이지만, 이를 주요 목표로 설계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수면 시간은 참가자의 자가 보고에 기반한 것이어서, 수면다원검사 같은 객관적 측정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연구 자금이 아보카도영양센터(Avocado Nutrition Center)에서 나왔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결과를 왜곡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독립적 연구에 비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한 건 사실입니다.

Penn State의 Kristina Petersen 교수의 말이 균형 잡힌 결론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단일 식품도 만능은 아닙니다. 다만 아보카도처럼 여러 영양소를 동시에 제공하는 식품이 심장 건강뿐 아니라 수면까지 지원할 수 있다는 건 고무적인 방향입니다.”

잠이 부족한 밤이 잦다면, 아보카도 한 개가 마법의 열쇠는 아닐지라도 식탁 위의 작은 변화가 될 수는 있겠습니다.

출처 (6개)
  1. Damani JJ, Kris-Etherton PM, Lichtenstein AH, et al. Effect of Daily Avocado Intake on Cardiovascular Health Assessed by Life’s Essential 8: An Ancillary Study of HAT,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2025;14(5):e039130. doi:10.1161/JAHA.124.039130
  2. Cleveland Clinic — Why Avocados Are a Healthy Addition to Your Diet (2025.08.15) https://health.clevelandclinic.org/why-avocados-are-a-healthy-addition-to-your-diet
  3. Verywell Health — What Happens to Your Cholesterol and Sleep When You Eat an Avocado a Day (2026.01.23) https://www.verywellhealth.com/an-avocado-a-day-11886865
  4. Verywell Health — What Happens to Your Body When You Eat An Avocado Before Bed? (2025.12.08) https://www.verywellhealth.com/avocado-before-bed-11753458
  5. News Medical — Daily avocado consumption linked to better sleep and cardiovascular health (2025.06.11) https://www.news-medical.net/news/20250611/Daily-avocado-consumption-linked-to-better-sleep-and-cardiovascular-health.aspx
  6. USDA FoodData Central — Avocados, raw, all commercial varieties https://fdc.nal.usda.gov/food-details/171705/nutrients